생활노하우

[스크랩] [[삶의향기]]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왕게으름 2006. 9. 6. 20:44
[[삶의향기]]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번호 : 20842   글쓴이 : 평화로운 삶
조회 : 1442   스크랩 : 2   날짜 : 2006.06.10 14:34
 비오는날..우두커니 앉아 있는데 왜 이리 가슴이 저리고 눈물이 흐르는지...

내가 태어난곳은 깡촌 그야말로 TV문확관에서나 볼수 있는 산골에..
옛날 할머니가 전쟁시 피난가다 정착해서 열가우정도가 옹기종기 초가집을 이루고 정착생활을 시작한곳이 우리 동네 물골이란 곳이죠..
아버지의 얼굴조차 모르고 세상에 발을 내딛게 된 나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둘째 언니까지 병으로 저세상으로 보내고 말았죠.
살아남은 언니 하나..나..그리고 엄마..우리 세 여자는 삶의 힘겨운 싸움이 시작되었답니다.
빚만 남겨주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뒷처리와..오로지 먹을걸 구하기 위해
산에 나무를 해서 팔아 보릿살 댓박을 사다 껏보리 빻아서 끼니 떼우기 급급했고.
봄쯤은 양식이 떨어져 산과 들에 나가서 칡뿌리 캐먹고 친구집에서 놀다 얻어먹곤 하였죠..

하루는 너무 배가 고파서 자라는 새싹을 쪼그리고 앉아 뜯어 먹고 있는데
저 멀리서............ 명진아~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요..
갑자기 눈앞이 아찔하면서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지났는지 희미하게나마 보이기 시작한것이 집 천정이더군요.
아마도 환청이 들리면서 쓰러졌던 모양입니다.

그 이후로 엄마가 갑자기 쓰러지셔서
(아이고 야들아..집이 빙빙돈다 기둥좀 잡아봐라)..
이러시는 엄마가..나는 너무 무서워서 통곡하며 울었지요..
동네 사람들은 귀신이 들었다고 굿을 하고 칼을 던지고..
나는 지금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하겠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엄마는 우리들 먹이려고..항상
(나는 아까 많이 먹었다 .너그들 많이 먹어라.)이러시면
우린 진짠줄 알고 우리 입에 넣기 정신없었으니 영양결핍으로 쓰러질수밖에 없었던거죠..
거기다 밭떼기 하나 없는 우리집, 한푼이라도 벌려면 부지런이 나무를 해야 하기에
그 억척같은일을 엄마 혼자서 해내고 있었던 거죠..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쳐버릴거 같습니다...

어릴때부터 조숙할수 밖에 없었던 나는..
항상 우리 가여운 엄마가 가슴에 찡하게 자리하고 있었기에 엄마를 웃게 하는게 나의 유일한 낙이자 즐거움이었죠.
그러던 어느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굴뚝에 연기가 나는지 후다닥 뒤안에 돌아가보니 연기가 모락모락,
아 오늘은 아침을 하는구나 싶어 엄마한테 가서 꼭 껴안아주려고 살금살금 다가가는순간..
엄마가 부지깽이를 이마에 받치고는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고 있었습니다.

아~정말 그순간 내 몸이 굳어지는듯 꼼짝할수가 없었죠.

난 당황하여 다가가지 못하고...잠시후 마당으로 가서 팔짝팔짝 뛰면서..
엄마~엄마~~난 엄마가 젤 좋아~스무살만 되면 엄마 맛난거 많이 사주고 호강시켜주께~~
라고 먼산을 바라보며 크게 소리를 질러댔죠...
그때서야 엄마는 한마디....오냐~..ㅡ.ㅡ

난 그순간부터...엄마를 내 엄마로 보지 않고..한여자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외롭고 고달프셨으면 아무도 몰래 저렇게 ...
그동안 흘리는 눈물이 얼마나 될까.
갑자기 수많은 생각이 밀려들면서 엄마의 옆모습은 정말 처절하게 고독해보였습니다.
난 그때부터 그림자처럼 엄마를 따라다녔습니다..
혼자 외롭게 두지 않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죠.
빨리 스므살이 되었으면 좋겠다.
빨리 돈벌어 부자가 될거라 라고...

그러나...
세월은 유수와 같다더니..
벌써 내 나이 삼십대 후반을 훌쩍 넘겨버리고....
뒤늦게 37살에서야 겨우 한남자의 지극한 사랑을 받으며 결혼을 하게 되었지요.

교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데..
정말 할것이 없었습니다.
산골 깡촌 기집애가 아무것도 모른체 도회지라는곳에 나와서 마냥 어리버리...,
무조건 상경한 나는 큰어머님 댁에서 잠시 머물다 작은 회사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당구장 아르바이트에서부터...안해본일 없을 만큼 정말 몸으로 할수 있는건 다해봤지만
내손에 쥐어지는 돈은 거의 제로였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대학을 가기로 마음먹고..
낮엔 학교나가고 밤엔 열심히 아르바이트 하고.
끼니는 여름엔 된장에 고추찍어 밥에 물말아 먹기 일쑤였고 겨울엔 라면과 된장찌개로 하루하루를 넘기고는 악착같이 공부했습니다..

하루하루가 정말 고되고 힘겨웠습니다.
어릴때 약속한 엄마 호강시켜주겠다는 말이 아직도 귓가에 빙빙 도는데..
나는 그때마다 도리질을 했습니다. 너무 괴로웠죠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살이에 처절하게 고독하고 괴로웠습니다.
사회가 이렇게 냉정하고 각박하다는걸 예전엔 미쳐 몰랐었던거죠.

그런데..
오늘은 정말 하염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지난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면서..왜 이리 서글픈지..
더 이상 고생은 없을거란 생각을 하였는데..
지금은 몸이 너무 아픕니다.
워낙 없이 시작한 결혼생활에 맞벌이를 하는 지금..
몸도 고되고 마음도 너무 서글프고..
건강검진 한번 받아보고 싶지만 맘처럼 제대로 되질 않습니다.
마음도 몸도 지쳐가고 있고..저녁에 집에 들어오면 끙끙 앓면서 쓰러져 자곤 합니다.

그렇다고 쉴수도 없는 형편..
정말 내 팔자가 드센걸까요.
엄마 볼 면목이 없습니다.
지금은 도회지에 나와 사시지만 여자의 몸으로 막노동을 하시며 생계유지를 하고 계셔서.
내가 얼마나 속앓이를 하면서 사는지...
잠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집니다..
대학 졸업하면 뭔가 할수 있을거란 생각을 했는데..
여전히 배고프고 고달프기만 합니다.
착하기만 한 우리 남편..
세상엔 돈이 다가 아니라 내가 전부라고 말하는 남편..
난 항상 그런말 할때마다 속으로 생각하죠.
내가 이리 아픈데..쉴수도 없고 병원한번 갈수 없는 지경인데.
그 심정을 알기나 하냐고...내가 전부라면 제발 내 든든한 그늘이 되어 달라고...,

이젠 내일 모래면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면서..
집한체 장만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나를 발견하면서.
정말 내인생 별거 아니구나. 요거밖에 안되는 것을...,
지난날 왜 그리 발버둥치며서 날아 오르려 애썼던가..
가슴이 저려옵니다.
가끔은 이런 생각에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하느님..전 얼굴도 이쁘고 소위 말하는 퀸카는 아니지만 비스므리 하잖아요.
그리고 너무 착하게 살아왔잖아요..그런데 왜 하느님은 제편이 아니신가요?
왜 이리 팔자가 드센거냐구요~~!! 이런 철없는 생각을 할때도 있답니다.

이젠 또다른 목표를 세워 죽어라 참으며 하루를 보냅니다.
빨리 집을 장만하여 엄마를 모시고 살아야겠다. 다짐합니다
불쌍한 우리 엄마.
딸둘 믿고 지금까지 여자의 행복이 뭔지..자식의 효도가 뭔지..한번도 맘편히 사시지 못한 우리엄마.

엄마..정말정말 사랑합니다. 그리고 한없이 죄송합니다..

.............................................................
초라하지만 38세 나이에 저의 자산내역입니다.
저보다 혹 더 힘들게 사신다면 용기내시라고 적어봅니다.

총 자산 : 전세 7천(남편이 얻음)
여유돈 5천(미혼때 내가 벌어논돈)
적금 7백.

정말 초라하죠..^^


결혼 이제 삼개월 넘은 신혼...아이 계획은 하느님이 주시면 낳고 아니면 못낳을듯 합니다.
지금은 미래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울순 없지만 현실에 충실하려고 노렵합니다.
그리고 욕심을 더 버리고 이젠 병원도 가보려고 합니다.


여긴 고액 연봉자들도 많은데..그렇지 못하신분들 그런글 보고 우울해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주위엔 정말 불행하고 힘겨운 사람들이 많습니다.
항상 건강한 가족과 내가 있음을 감사하며 나름대로의 행복을 찾아가는것이 현명한거 같습니다.

모두 힘내세요..^^
힘내세요 토닥토닥 new 06.06.10 13:53
글을 읽으면서 울 부모님 생각을 했습니다^^ 맘이 아프네요.. 저도 나름데로 행복하다 생각하고 살아갑니다.. 더 행복하기 위해 열심히 삽니다 님도 열심히 사셨으니 앞으로 더 행복하실겁니다. new 06.06.10 14:12
힘내세요~그리고 어머니께서 옆에 있으신거 만으로 위안을 삼으세요..앞으로라도 효도할수 있자나여..그리고 병원빨리가보세요.. new 06.06.10 14:13
수채화처럼 잔잔한 감동이네요...눈물나요 ㅠ.ㅠ..남의일같지 않다는.ㅡ.ㅡ new 06.06.10 14:18
참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갑니다. 님이 모으신 재산이 왜 초라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님께서 고생하시고 노력하신 결과입니다. 돈이 모든걸 말해주지 않듯이 님과 남편의 마음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간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와이프에게 더 잘해야 할거 같아요 ~~~ new 06.06.10 14:39
님 힘내세요~!!!홧팅이여~ new 06.06.10 18:11
님~~힘내세여..^^글구 어머님께 효도하세여..^^ new 06.06.10 18:29
힘냅시다! 세상은 공평한것.. 그동안 고생하셨으니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것입니다.... new 06.06.10 18:31
가난은 되물림이라잖아요.한단계 오르기가 참 어렵죠..님의 글을 읽구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저도 36의 나이지만 머 하나 해놓은것은 없네요.지금은 작은 미용실 하나 하면서 .미래를 꿈꾸어요. 몸이 아픈것은 워낙에 어렷을때 자라면서 충분히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해서.몸이 비실비실 하죠.. 머 그렇타구 병원가도 머 않나오드라구요..걍 때로 나를 호강시킬 일 몇가지를 목록을짜서 실행해 보세요 맛잇는것먹는일 .건강식품먹는일.마사지 하는일.가끔..테잌아웃 커퓌를 마시는일..ㅎㅎ 또 목욕탕에 가서 때를 한번쯤 밀어주는일..ㅎㅎ 글엄..많이 좋아질거에요.그리구 충분히 잘 사실 나이입니다..홧팅에요 new 06.06.10 19:20
산다는 건 좋은것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한푼없이 ----- 한 노랫가사가 생각나는 글이군요.. 돈 1000원으로 울고 울던 우리 마나님이 생각납니다. 그래도 돈1000원보단 인생이 아름답습니다. 돈 10억 보단 인생이 아름답구여.. 힘들지만 우리 미소한번 지어봅시다.. 우리가 부자들의 소유물이 아니듯 돈의 소유물이 아닐진대 너무 인생의 행복을 학대하질 않았스면 좋겠습니다. new 06.06.10 21:13
날씨도 꾸리한데... 계속 우울하게만 생각마세요... 님이 많이 지치신거 같아용... 힘드시면 보약이라도 한재 드시고, 아님 어머니 모셔다가 신랑이랑 맛있는 음식 사드세요. 돈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그리고 화이팅 하세요.... new 06.06.10 23:16
진정한 부자는 당신같은 마음의 부자랍니다.. 힘내시고 좋은 일 있을 것입니다..화이팅!! new 04:07
힘내세요~ 열심히 사셨는데, 앞으로 조금씩 나은 미래가 보이겠지요... new 06:45
앞으로 잘될꺼에요. 결혼 축하드려요. new 07:11
읽으면서 눈물 납니다~~ 항상 저에게 불평불만이 많았지만..전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힘내시구...감사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new 09:30
코끝이 찡하네요.. 님아..힘내세요..그리고 건강 챙기시길 바랍니다..님이 건강하셔야 해요.. 화이팅!! new 10:30
힘내세요~~힘내세요~~~ 준비된 자에게 반듯이 기회가 올꺼여요~~~화이팅입니다~!! new 19:07
무슨 단편 책한권을 읽은듯한.... 님아 건강이 최고예요.. 건강 챙기시고 드시고 싶은것도 많이 사 드시고하세요.. 힘내시구요... new 19:36
출처 : 맞벌이부부 10년 10억 모으기
글쓴이 : 서현&규환아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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