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초등학교 입학 통지서’를 받은 예비 학부모들은 몸과 마음이 바쁘다. 입학 준비물을 챙기느라 백화점과 마트를 몇 번이나 종종걸음으로 다녀와도 왠지 모를 불안함에 밥도 제대로 넘어가지 않는다.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선생님은 좋은 분일지’… 사서 걱정한다는 주변의 핀잔에도 왠지 물가에 아이 내놓는 기분이 든다. 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입학일.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려면 아이는 물론 엄마도 준비가 필요하다. ‘입학 준비’는 비단 준비물 챙기기만 뜻하지 않는다. 미리 아이와 학교를 방문해 낯선 마음을 풀어주자. 책가방, 알림장 등 입학 준비물은 무작정 품목 리스트를 정해 쇼핑하면 오히려 불필요한 짐만 늘릴 수 있다. 책가방과 실내화주머니만 준비하고 알림장이나 종합장 등은 학교마다 쓰는 형식이 다르기 때문에 서둘러 준비할 필요가 없다. 2학년 선배 엄마들이 꼼꼼하게 말해준 성공적인 초등학교 입성기.
1학년 때부터 꼭 준비해야 할 ‘독서록’ 요즘 초등학교에 독서 열풍이 뜨겁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보다 꾸준한 독서로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의사를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신학기에는 권장도서목록이 배부되고 심지어 독서록에 기록한 권수에 따라 상을 주기도 한다. 1학년 때는 주로 책을 읽고 스토리를 상상해 그림을 그리는 마인드맵 교육이 주를 이룬다. 아이가 독서록과 일기쓰기에 흥미를 갖도록 엄마가 신경 써주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읽을 때도 소리내어 읽기, 인상적인 부분 이야기해보기 등 책을 읽고 창의적으로 말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학습도 필요하다.
D-30 선배 엄마가 일러준 입학 전 준비할 일
1 책가방은 아이가 원하는 디자인을 고른다 지난해 딸아이와 책가방을 고르다 며칠 싸웠어요. 핑크빛 호화찬란한 캐릭터 가방을 고르기에 심플한 가죽가방을 사자고 설득했죠. 결국 아이 성화에 못 이겨 바비 가방을 사줬어요. 한 학기 내내 신나게 메고 다니더니 지난달 급기야 “엄마 그림 없는 가방 사주세요”라고 말하더군요. 조금 컸다고 아이 눈에도 캐릭터가 유치해 보인 거죠. 신학기 책가방은 입학하는 아이 취향에 맞게 골라주는 시행착오가 필요한 것 같아요. 김문진(40·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2 예비소집일 공지를 꼼꼼히 살핀다 대형 문구점에서 신학기대전을 하기에 노트랑 알림장, 크레파스를 한꺼번에 미리 구입했어요. 그런데 입학식 전날 예비소집일에 받았던 공지를 보니 ‘풀, 색종이, 알림장은 사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써 있더라고요. 학교에서 기본적인 학용품은 무료로 나눠주는 게 아니겠어요? 다른 학용품은 집에서 써도 되지만 1학년용 8칸 노트는 여러 권 산 게 후회스럽더라고요. 학교마다 지급하는 학용품 품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예비소집일에 깐깐하게 따져보도록 하세요. 박기연(37·서울시 성북구 상월곡동)
3 미니 빗자루 선물로 엄마의 센스를 발휘한다 1학년 아이들은 글자를 쓰고 지우는 일이 많아 책상이 금방 지우개가루로 엉망이 되더라고요. 요즘 학교에 가보면 책상 양쪽에 실내화주머니와 미니빗자루가 걸려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지우개가루 등이 널려 있는 책상을 작은 빗자루로 쓸어 휴지통에 버리는 거죠. 입학 전에 준비하면 아이에게 정리정돈 습관을 들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쓰레받기 뒤에 네임펜으로 아이 이름은 꼭 써줘야 한답니다. 김정미(36·서울시 양천구 목동)
4 학용품은 미리 쇼핑하지 않는다 마트에 갔다가 신학기용품을 파격 세일하기에 종합장부터 2학기에 쓰는 쓰기 노트까지 여유 있게 구입했어요. 그랬는데 웬걸, 입학식 날 학교 앞에서 학습지 회사 판촉물로 만든 알림장을 나눠주더군요. 쓰기 노트도 10칸짜리를 샀더니 학교에서 8칸 노트를 가지고 오라고 해 다시 구입했어요. 학교마다 지정하는 학용품이 조금씩 다르다는 걸 몰랐거든요. 만약 미리 학용품을 사고 싶다면 학교 앞 문구점에서 1학년 준비물을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안수진(39·대전시 서구 둔산동)
5 실내화는 눈에 띄는 걸 골라준다 학교 문방구에서 흰색 실내화를 사줬는데 아이가 똑같은 실내화 신은 친구가 10명이나 된다고 말하더라고요. 안쪽에 이름을 써줘도 모양이 똑같아 매번 서로 자기 거라고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많더라고요. 실내화는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제품을 사주거나, 아크릴물감으로 아이 이름이나 캐리커처를 그려 넣으면 의미 있는 선물이 될 것 같아요. 아이만의 심벌을 만들어주는 센스도 필요하답니다. 김정임(39·충남 계룡시 금암면)
6 독서록은 여유 있게 준비한다 1학년 수업은 대부분 독서록이나 일기 쓰기로 이뤄지더라고요. 혹시 아이가 학교수업에 제대로 따라가지 못할까 염려되어 받아쓰기 연습을 시켰거든요. 미리 받아쓰기 노트를 구입하는 것보다는 독서 노트를 여러 권 구입해 학교 숙제가 시작되기 전에 엄마와 미리 써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종합장에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거나 칸 노트에 감상문을 쓰는 등 독서록은 여유 있게 마련해도 좋더라고요. 정혜정(37·서울시 용산구 후암동)
1학년... 꼭 준비해야 할 필수품 VS 나중에 사도 되는 준비물
 1 책가방 신학기 책가방 고르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심플하고 가벼운 가방을 사주려는 엄마와 촌스러운(?) 캐릭터 가방을 고수하는 아이의 힘겨루기가 만만찮기 때문. 되도록 아이가 원하는 디자인을 고르되 딱딱한 가방은 피한다. 또 천 소재보다는 가죽 소재가 관리하기 편하다. 아직 학용품과 교과서의 무게를 감당하기 부담스럽기 때문에 어깨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혼겹 소재의 제품을 골라준다. plus tips 요즘 가방 무게 때문에 캐리어 가방을 사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캐리어 가방은 계단을 오르내리기 쉽지 않고 비오는 날에 번거롭다. 특히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사용을 금지하는 학교가 있으므로 되도록 구입하지 않도록 한다. 2 실내화와 주머니 학교생활에 날개를 달아줄 실내화. 활동량이 많은 저학년 아이에게는 면 소재보다 비닐 소재를 선택해줘야 관리가 쉽다. 실내화 안쪽에는 사인펜이나 바느질로 이름을 새겨준다. 실내화주머니는 보통 책가방과 세트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따로 살 때는 끈이 짧고 폭이 좁은 실내화 전용주머니를 골라준다. 준비물까지 담을 요량으로 보조가방 겸용을 구입할 경우 끈이 길어 바닥에 질질 끌리기 십상이다. 3 물통 어린이집과 달리 초등학교에는 간식이 없다. 2교시 끝나고 주는 우유가 전부. 정수기를 구비한 학교도 많지만 면역력이 약한 아이를 위해서 물은 집에서 챙겨주도록 한다. 책가방 옆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미니 보온병을 준비하는 센스를 발휘해보는 것도 좋을 듯. 4 필통 연필과 지우개, 자 등 자잘한 문구류를 보관하는 필통도 꼭 필요한 아이템. 아직 필기류가 많지 않은 1학년에게는 용품이 한눈에 보이는 플라스틱이 적당하지만 실용성을 따져보면 천 필통도 나쁘지 않다. 특히 플라스틱 필통은 가방에 넣고 다니면 덜컹거리는 소리가 거슬린다. 5 양치컵과 칫솔 요즘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급식을 실시한다. 4교시 수업인 날도 급식을 먹고 하교하는 것. 보통 4월부터 급식을 시작하므로 미리 양치컵과 칫솔을 준비해주는데 쉽게 분실할 염려가 있으니 아이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디자인을 골라준다. 또한 사물함에 보관이 쉽도록 양치컵과 칫솔이 한데 담기는 일체형 제품이 실용적이다. 학교에서 불소를 나눠주기 때문에 가글액은 준비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6 미술용품 1학년 때는 그림일기 쓰기, 이야기 듣고 그림동화 그리기 등 미술활동이 많다. 가위와 풀, 색종이는 필통에 버금가는 필수용품이다. 가위는 안전장치가 되어 있는 어린이용 가위를 골라주고, 색종이나 풀 같은 소모용품은 세트로 미리 구입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챙겨주면 편리하다.
 1 리듬악기세트 학습교구는 미리 사두는 것보다 필요할 때 구입하도록 한다. 미리 교구를 사서 선행학습을 하면 아이가 너무 많이 알아 학교 수업에 호기심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1학년 때는 보통 캐스터네츠, 탬버린, 트라이앵글 등 리듬악기로 수업을 진행한다. 리듬악기는 미리 접할수록 흥미가 반감되므로 서둘러 가르치지 않는다. 2 알림장과 노트 1학년 수업은 3월에는 범교과적인 ‘우리들은 1학년’으로 이뤄지고, 4월부터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로 세분화된다. 수업시간에는 주로 알림장과 칸 없는 종합장을 쓴다. 보통 알림장은 한 학기에 1권 정도 쓰는데 요즘은 입학식 날 교문에서 나눠주는 경우가 많아 굳이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종합장 역시 1학년 때만 쓰는 노트이기 때문에 여러 권 준비하지 않는다. plus tips 학교마다 받아쓰기 노트나 그림일기 노트 형식이 다르다. 괜히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패키지로 판매하는 1~2학년 전용 노트세트를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학교 선생님이 지정해준 노트를 그때그때 챙겨줘도 무방하다. 3 크레파스와 색연필 1~2학년 때는 주로 크레파스와 색연필를 사용한다. 입학 선물로 크레파스를 24색 이상 사주는 경우가 많은데 학교에서는 보통 12~18색 크레파스를 지정해준다. 아이들마다 크레파스 개수가 12~56색으로 크게 차이가 나면 불필요한 위화감을 조성하기 때문. 색연필도 돌려쓰는 제품은 색이 연하다고 깎아 쓰는 제품을 지정하는 선생님도 있으므로 입학 후 사는 것이 현명하다. 4 보조가방 1학년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만 5교시이고 격주 토요일은 쉰다. 방과 후 시간이 넉넉해 1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미술이나 컴퓨터 등 방과 후 수업을 듣는 아이도 많다. 방과 후 수업 준비물을 따로 챙겨주려고 서둘러 보조가방을 구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웬만한 학용품은 학교 사물함에 두고 다녀 책가방에 방과 후 준비물을 넣어도 문제가 없다. 보조가방은 입학 후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구입하도록 한다. 이때 손잡이가 짧아 아이 손에 꼭 맞는 제품을 골라주거나 옆으로 멜 수 있는 크로스백을 준비해주는 것이 실용적이다. 5 체육용품 학교 앞 문구점이나 마트에서도 초등학생용 체육복을 판매하는데 반드시 체육복을 갖춰 입으라는 학교가 많지 않다. 1학년 체육시간에 가장 먼저 시작하는 운동이 바로 줄넘기. 이 때 보통 흰색 트레이닝복 바지만 가볍게 차려입으라는 공지가 내려오므로 입학 전부터 체육복이나 줄넘기 등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