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노하우

[스크랩] `대단한 여자"

왕게으름 2008. 3. 17. 13:13


전 전업주부라서(돈 많은 집 사모님 전업주부 아니고) 자기 일이 있고 능력있는 여자들을 참

부러워하는 그런 아줌마입니다

우리 윗층 여자는 공무원인데 아침에 쓰레기 분리할때나 이런때보면 얼마나 이쁘게 치장하고

출근하는지요

자부심도 대단하구요

그집 애봐주는 아줌마 구하는 문제로 저랑 만나서 차 마시며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37 저랑

동갑인데 20년 가까이 공무원 생활 해서 받는 월급도 꽤 되는거 같더라구요

자격지심이랄까 직업을 가지고 당당하게 남편한테 큰 소리도 치고 항상 예쁘게 화장하고

옷도 잘 입고 다니는 그 여잘 보면서 제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더군요



저도 명문대는 아니지만 그냥 이름대면 아는 4년제 대학교 나왔고 특별히 모자르지 않은 사람이다라고 느끼며 살았는데 그 여자분은 공무원 되고 나서 야간학교 다녔다던데 지금 그 여자와 저와의 차이는 직업(안정거인 직업)이 있고 없고에 따라 상황이 많이 역전되더군요

꾸밈새부터 그 여자는 봄옷 이쁘게 차려 입고 출근하고 도우미 아줌마두고 살고 전 맨날 낮에

애랑 지지고 볶고 무릎나온 바지에 머리 대충 동여매고 아줌마 쓰기는 커녕 어디 일당 알바주는

아줌마 구하는데 없나 알아보고 있고...



어느 날 쓸데없는 자존심을 버리고 나니 그 여자는 저의 로망이 되어 있더군요

자기가 돈 많이 버니 폴리 영어유치원도 보내고 수학 발레 논술 정말 많이 시키더라구요

간난이는 아줌마가 와서 다 봐 주고 살림 다 해주고 ..

제가 얼마나 단순해졌는지 아시겠죠?..그런게 부러워지고..



그런데 제 로망이 한순간에 뒤집어지는 일이 생겼어요

새로 이사온 아랫층 여자땜에...

우리집 애들이 혹시나 뛰면 민폐일까봐 아랫층에 잘 보이려고 롤케잌 사들고 갔어요

근데 아랫층 여자 전업주부인데 저랑 다르게 이쁘게 화장하고 집에서라고 대충 안입고 항상 깔끔하고 예쁘게 꾸미더군요(나중 관찰한 결과)

남편이 한국**공사 다닌다던데 여자는 집안을 얼마나 이쁘게 꾸며놓고 살림을 잘하는지요

냉장고에 각종 양념장 다 만들어 놓고 요리하니 남편이 칼퇴근하고 술도 즐겨하지 않고

금슬이 너무 좋아보이더군요

부부가 항상 손붙잡고 다녀요..제 염장을 지르죠



두 아들 피아노 학원만 보내고 영어며 수학이며 다 본인이 목숨걸고 가르켜요

영어학원 안 보내는데 애들이 다 영어를 읽고 쓰고 대충 말하더군요

어떻게 해서 그런지 물으니 자기가 파닉스 교재 사다가 가르치고 중학교 1학년 영어테이프

애들이 외우다 싶이 할 정도로 들려주고 간단한 문법과 단어를 매일 시간 정해서 가르치니

그렇게 되었대요

술술 읽고 단어만 가르쳐주면 책 내용도 거의 다 이해해요

문법을 가르쳐줬더니(동사의 과거형) 더 잘 한다네요



수학도 아하 포인트 사다가 거의 직접 풀리고 오답 체크해서 그 문제풀이과정을 완전히

이해할때까지 풀리니 수학도 굉장히 잘 하구요

여하튼 사교육 다 끊고 그 돈으로 애들 적금통장 하나 만들어줬대요

매달 80만원씩 사교육비 나갈꺼 저축해서 벌써 2년 넘게 2000만원 모았대요

그래서 그 돈 모아 뭐 할거냐고 물었더니 나중에 집 사는데 보태줄거랍니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나중에 자식들이 힘들지 않데요



불안하지 않냐 했더니 모든건 심리적인 거라면서 자기 중심이 서 있으면 불안하지 않다고..

그리고 학원 보내봤지만 1시간 남짓 공부하고 오는거 결국은 또 다 집에서 하는 숙제더래요

그래서 다 끊고 본인이 직접 가르친다더군요

대학교까지 나와서 배운거 써먹을 곳도 없었는데 마침 자식한테 써 먹으니 얼마나 좋냐는거죠

처음엔 자기자식 키우기 힘들다고 애를 많이 먹었는데 때리고 얼르면서 학습분위기 잡아놓으

니 넘 편하대요

요리솜씨도 얼마나 좋은지 옥수동 심영순 선생님꺼 책 사서 거기 적힌 요리법대로 각종 요리양념장 다 만들어놓고 요리하니 요리도 넘 즐겁대요

얼마나 맛있게 음식을 하는지 그집 남편 니가 해준 밥 먹는 낙으로 산다고 합니다

대단하죠?

전 이도저도 아니고 참 한심하게 느껴지지만 아랫층 여자한테 몇가지 방법을 전수받아

실생활에 응용해보니 놀라운 발전이 있더군요(아직 얼마 안됐지만)

이웃을 잘 만나야 된다고 하더니 맛있게 요리하는 방법도 좀 배우고 교육방법도 좀 배우니

우리 집 남편도 제 음식솜씨가 요즘에 많이 좋아졌다 그러고 퍼져있지 않고 애들 좀 잡고

가르치니 실력도 좀 늘고 옷도 무릎나온 바지 가급적 안 입게 되고 (그 여자 만나려면 그런거

입음 안돼요..지저분한거 싫어하고 이쁘게 꾸미는거 좋아해요) 여하튼 발전이 있어요



전업주부님들..특히 저처럼 퍼져서 직장여성들 부러워했던 전업님들 힘 내세요

내 마음먹기에 따라 전업이어도 훌륭한 역할 해낼 수 있어요

아참 맞벌이를 안하면 도저히 살 수 없는 님들에게는 예외가 될 수 있겠네요

배려가 없었다면 죄송하구요

요지는 직업을 가지고 있든 전업맘이든 자기 역할이 하나의 위대한 좝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살자구요..옛날의 저처럼 남만 부러워하다 우울증 걸리지 마시구요

(다른 게시판에서 퍼온글^^)


출처 : 맞벌이부부 10년 10억 모으기
글쓴이 : 굿 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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