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전문직에 종사하면 부자가 될까] 에서 나온 도선사에 대하여
안녕하십니까.
그동안 너무나도 소중한 까페 글들을 보면서 저도 뭔가를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이노님의 글을 다시 읽다
[전문직에 종사하면 부자가 될까] 에서 '도선사'라는 직업이 나오는 걸 보고,
여러분에게 도선사에 대해 설명해 드리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하지만 저는 도선사로 근무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점은 참작하여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그저 진로에 고민이 많은 가난한 젊은 이들에게 이런 길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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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에 종사하면 부자가 될까] 에서
(참고 2: 도선사는 파이로트 PILOT 라고 하는데 이 직업에 대해 일반인들은 전혀 모르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 수입이 너무나도 많아 오래 전 국회에서 논란이 되어 도선법을 개정시켰지만 아직도 상당한 고소득자들이며, 한국에는 수백명이 있다. 내가 은행이라면 나는 앞에서 언급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물려받은 재산이 없고 배우자도 돈이 없다면, 자격증을 획득한지 10년 정도 되었다면 신용으로 3천만원을 대출하여 주는 것도 좀 꺼려하겠지만 도선사에게는 1억원 까지도 담보 없이 대출하여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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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 님은 도선사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현재 [도선법]에서 면허의 요건으로
해양수산부장관은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춘 사람에게 도선사면허를 한다. <개정 2013.3.23>
1. 총톤수 6천톤 이상인 선박의 선장으로 5년 이상 승무한 경력이 있을 것
2. 제15조에 따른 도선수습생 전형시험에 합격하고 해양수산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도선업무를 하려는 도선구에서 도선수습생으로서 실무수습을 하였을 것
3. 제15조에 따른 도선사 시험에 합격하였을 것
4. 제8조제1항에 따른 신체검사에 합격하였을 것
이렇게 정의되어 있습니다.
일단 도선사가 되려면, 총톤수 6천톤 이상의 선박에서 5년 동안 선장으로 승무하여야 합니다.
그 후 거의 일년에 1번 정도 있는 도선사 시험과 신체검사에 합격하여야 하며,
그 후 실무수습을 거쳐 2종 도선사 면허를 가지게 되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1종 도선사 면허를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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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법적으로는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전국에 수백명 밖에 되지 않는 도선사의 대략 80% 이상은
[한국해양대학교] 출신입니다.
나머지 분들은
"목포해양대학교" 출신입니다.
법적인 제한은 없습니다만, 현실적으로 도선사가 되기 위한 가장 높은 확률로 보자면,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하는게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장 높은 확률로 도선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다른 확률이 분명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려드리며, 그 다른 확률의 길을 알고 싶으시면 댓글로 문의해주십시오.)
도선사가 되기 위한 방법
1단계 :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대학 해사수송과학부 또는 항해학부를 입학한다.
(해양경찰학과와 해양플랜트운영학과의 경우 무조건 항해사 쪽을 선택한다.
기관사는 도선사가 될 수 없다.)
* 부산에 소재한 이 대학교는 전원 기숙사 생활과 전원 제복 생활을 한다.
기숙사비와 식비와 피복비는 무료다. (하지만 양말이나 속옷같은 것은 내 돈주고 통일 시켜야 한다. 흰색운동화 같은 ㅡㅡ;;)
타 대학과 동일하게 방학이 있다. (하지만 방학마다 1~2주 무슨 훈련 같은 것을 시킨다 ;;;)
학기 중에는 무조건 아침 인원 점검과 운동, 저녁 인원 점검과 청소 점검(운동도?)이 있다.
제복을 입으면서 사관학교와 같은 생활을 한다고 보면 된다. 선배한테 경례하고 ... 상하 군기 잡고... 뭐 그런 것들..
여학생의 비율이 학년당 15%라 여자가 겁나 적고, 여자를 만나기가 힘들다.
그래서 수많은 학생들이 이 여자 문제로 괴로워 한다... ( ㅡㅡ )
3학년 때는 해운회사에 실습항해사로 실습을 가야 한다.
2단계 : 학교를 졸업할 때 3급 해기사 자격증을 따고 해운회사에 3등 항해사로 취직한다.
* 4년 동안 잘 버틴 것을 축하하고, 드디어 돈의 세계로 들어온다.
내 생각에 대학을 졸업할 때 한진과 현대 같은 대기업에 취직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걱정할 것 없다.
도선사를 목표로 한다면, 졸업당시의 회사는 큰 의미가 없다.
나중에 경력직으로 한진과 현대로 가면 그만이다.
3단계 : 산업특례요원을 적용하여, 4주 군사훈련만 받고 3년 동안 선박에서 승선을 하면 군을 면제 받는다.
그 3년 동안 잘 버텨서 다행이다. 세계 여행하고 돈벌고 좋긴 하지만.... 고생했다.
* 이 3년 동안 연봉은 평균 5천만원 실수령이라 생각하면 된다.
군대도 안가고 얼마나 좋은가.
문제는 역시 여자다... 배를 타고 6개월 길게는 12개월씩 한국을 떠나 있으니 버텨낼 여자가 없다 ㅡㅡ;;
휴가는 2개월 가량이라 만날 여자도 드물다.
근데 돈이 많아서 흥청망청 쓴다 ...(바보같이)
또 돈을 집에 맡겨서 가족들이 흥청망청 쓰게 둔다 (바보같이..)
어쨌든 그 긴 외로움을 견뎌내어 3년동안 승선하여 군 면제를 끝내면 배를 그만두고 싶은 유혹이 밀려든다.
잠깐 육상을 경험하는 것도 좋겠지만
지속적인 승선을 권고 한다.
4단계 : 1급 항해사 자격증을 딴다.
* 빠르면 3년 늦으면 4~5년안에 1등항해사로 진급을 했길 빈다.
(1등항해사가 되려면 2급 항해사자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데 2급 필기 쯤은 미리 미리 따놨으리라 믿는다)
1등 항해사로 2년을 근무하면 1급 항해사 자격증이 나온다. (물론 1급 필기를 합격했어야 자격증이 발급된다.)
그 1급 항해사 자격증이 나와야 이제 선장이 될 자격이 주어진다.
참고로 1등 항해사 연봉은 대충 현재 7천만원 실수령이라고 보면 되겠다.
5단계 : 선장으로 진급할 때까지 배에서 버틴다.
* 1급 항해사 자격증까지 따려면 대학교 졸업 후 최소 5년이 걸린다. 그러면 보통 28살 전후인데..
1급 항해사 자격증 있다고 바로 선장 시켜주는 회사는 없다.
요즘 추세로 보면 보통 35살 전후로 선장으로 진급 시켜준다.
선장은 한진, 현대 같은 회사에서 하는게 좋다.
도선사 필기 시험에 자신이 있다면 굳이 대기업에 가지 않아도 된다.
어쨌든 대기업에서 선장을 하려면, 1항사 때 경력직으로 기회가 있을 때 옮겨야 한다.
6단계 : 선장으로 진급해서 5년 동안 버틴다.
* 선장 연봉은 대충 1억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7단계 : 도선사 시험에 합격한다.
* 도선사 시험은 주관식 서술이다. 면접도 아무래도....
어쨌든 합격하기 힘든 시험이다...... 객관적 평가보단 주관적 평가가 더 많은 것도 같다.
이 부분은 사실 도선사가 된 선배에게 들어야 될 정보들이 더 많으므로 개방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한국해양대학교 출신들이 도선사가 될 가망이 더 많은 것이겠지.....
전망 : 도선사의 수는 아마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그게 10년 후든 20년 후든... 추세가 그렇습니다.
아마 북한과 통일되면 도선사는 더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의 짧은 소견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도선사 직업의 장단점
장점 : 하지만 도선사는 개인 사업자인데, 대체할 수 있는 경쟁자가 없기에 자기 마음대로 사십니다.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있고 자유로운 편이며, 얽매이지 않습니다.
일하는 현장에서 존경을 받으며 절대 권력을 휘두릅니다 ㅎㅎ
단점 :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씨가 나쁘나 배에 올라야 합니다.
출렁이는 바다에서 사다리에만 의지하여 배에 오르는 것은 상당한 체력이 요구됩니다.
도선 업무는 주야간이 없기 때문에 야간 근무를 하기도 해야 합니다.
저도 승선을 해보았지만... 승선은 결국 외로움과 답답함의 싸움인 것 같습니다.
남자들에겐 그 놈의 연애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인 걸로 보이구요.
현실을 상당히 많이 깨우친 지금 승선 일을 생각하면 참 우습습니다.
어려서 제가 그 좋은 직장을 때려치고 나온 것이겠지요. ㅠㅠ
그리고 가족과의 시간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건 정말 승선의 가장 큰 걸림돌 입니다.
그것을 이해해주는 배우자를 만나면 행복하게 살 수도 있겠지요~
도선사는 제 생각에 정년이 엄청 길고 아주 큰 수입과 큰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직업이라고 정말 생각합니다.
사실 죽을 각오로 최연소 도선사 40살에 된다면 40살부터는 가족과의 시간이 많으니 어찌보면 괜찮은 것도 같습니다.
실제로 그런 분도 계십니다.
저도.... 하고 싶네요.... 최초 여자 도선사? ㅋㅋㅋ
아이가 있어서 포기했지만... 어쨌든 하고 싶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