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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칼럼] 왜 아이는 부모에게 혼나면서 그 행동을 반복하고 있는 걸까

왕게으름 2011. 5. 21. 01:00

[칼럼] 왜 아이는 부모에게 혼나면서 그 행동을 반복하고 있는 걸까

 

얼마 전 동네 슈퍼마켓 안에서 본 광경이다. 카운터 앞에서 계산을 하고 있는 한 아주머니가 문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아이에게 “밖에 나가지 마”라고 소리친다. 아이는 그 말을 듣고 밖에 나간다. 그 분은 아이에게 다가가서 야단을 쳤다. “나가지 마라고 했는데, 왜 나가” 아이는 혼나면서 어리둥절해 한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표정을 짓는다.

 

대부분의 엄마는 아이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하기보다는 “~하지 마라”는 말을 더 많이 한다. 자녀들이 다치지 않았으면, 부정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렇게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우리 뇌의 구조는 ‘하지 마라’는 말과 ‘하라’는 말을 구별하지 못한다. 자녀는 엄마가 하지 마라는 행동을 하게 된다.

 

뇌의 구조로 살펴보면, 우리의 뇌는 ‘자리에 앉지 마라’와 ‘자리에 앉아라’라는 말을 구분하지 못한다. 즉 긍정형과 부정형의 문장이 있어도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거다. 부모가 원하는 행동이 ‘자리에 앉지 않는 것’이라면, 자녀에게 ‘자리에 앉지 마라’라고 말하지 말고 ‘서 있어라’라고 해야 자녀의 뇌가 그 명령을 받아들인다.

 

이런 뇌의 구조와 더불어 자녀는 엄마가 하라는 행동이 무엇인지 모르니, 엄마가 하지 마라는 행동을 반복한다. 엄마가 원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모른다. ‘~하라’는 말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학 지식을 모르는 엄마는 답답해서 아이를 혼낸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엄마와 아이의 이런 갈등들이 계속 반복되기도 한다.

 

예전에 백화점의 에스컬레이터에서 친척의 7살된 아들이 위험하게 에스컬레이터의 벽에 발을 대고 있었다. 그 친척은 아들이 다칠까봐 “에스컬레이터의 끝에 발을 대지 마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 그 말을 듣고도 그 아들은 그 행동을 계속했다. 친척은 짜증이 났다. 그 모습을 보던 난 그 아이에게 ‘한 발로 누구 오래 서 있나’ 게임을 제안했다. 말이 끝나자 마자 난 한 발로 섰다. 그러자 친구의 말에도 꼼짝하지 않던 그 아이는 내 말을 듣고 그 행동을 안 했다. 자신도 한 발로 섰다. 그 아이는 나를 이기기 위해서 한 발로 서 있었다. 나는 그 아이를 보고 씩 웃었다. 그 아이는 그 행동을 안 한 것이 아니라 다른 재미 있는 행동을 한 것이다.

 

만약 아이들이 부정적이거나 위험한 행동을 한다면, 첫째, 아이들에게는 ‘하지 마라’는 말 대신에 ‘무엇을 하라’고 대체 행동을 제안해야 한다. 슈퍼마켓의 경우에도 ‘밖에 나가지 마라’라고 말하는 대신에 ‘내 옆에 와서 있어라’라고 말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엄마가 원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알고 그대로 행동할 수 있다. 둘째, 부모가 그 행동을 시범보여 준다. 재미있게 한다면 아이들도 따라할 것이다. 또 에스컬레이터의 경우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 형식으로 시도해 봐도 좋을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이기기 위해서 그 행동을 할 것이다. 가끔 조카들이 음식점에서 시끄럽게 떠들 때면 난 누가 말을 안 하고 오래 있나, 하는 내기를 조카들과 해 보곤 한다.

 

2011년 5월 20일 칼럼니스트 고용남(자기이해 전문가, 스트레스 관리 전문가)

출처 : 자기이해 전문가가 들려주는 심리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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